1. 개요

공기의 부피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문제들로 귀가 멍멍해지는 일(항공 중이염), 얼굴이 뻐근해지거나 머리가 아픈 일(항공 부비동염), 감압병 등이 있습니다. 중이나 부비동에는 공기가 들어 있으므로 압력이 변하면 공기의 부피가 변하면서 증상을 나타내고, 기차가 터널로 들어갈 때 또는 터널 안에서 기차가 서로 마주 지나갈 때 귀가 멍멍해지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압력 차이는 상승할 때에도 생기지만 하강할 때 심합니다. 상승할 때는 귀 속 압력이 높고 귀 바깥 압력이 낮으므로 공기가 몸 안에서 바깥으로 나가고, 하강할 때는 몸 안의 압력이 낮고 바깥 압력이 높아 공기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상승할 때와 하강할 때 모두 압력 차이가 생기지만, 귀 안의 압력이 낮을 때는 유스타키오관의 주변 조직이 같이 딸려 들어가므로 관이 막히게 되고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면서 압력 차이가 교정되지 않습니다. 특히 분당 1500미터보다 빨리 상승할 때, 분당 150미터보다 더 빨리 하강할 때 증상이 나타납니다.
비행기가 하강하기 시작하면 귀가 멍멍해지고 더 심하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다가 아프고 드물게는 고막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정상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감기 등으로 유스타키오관이 막히는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는 유스타키오관이 아직 덜 발달해있고 잘 막히므로 이런 증상이 더 잘 나타납니다.

항공 부비동염 (barotraumatic sinusitis)
항공기가 하강하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칼로 자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는데, 통증 부위는 부비동의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코 옆이나 눈 사이입니다. 더 심하면 코의 혈관이 늘어나면서 코피가 나기도 합니다.
이 증상은 약 1%에서 생기며 드물게 눈꺼풀이나 안구로 공기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방법은 항공 중이염과 같습니다.

항공 중이염과 부비동염을 예방하는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약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
감기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미리 약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이륙이나 착륙할 때 깨어 있기만 하면 됩니다. 잠을 자고 있으면 입을 움직이지 않고 입을 움직이지 않으면 유스타키오관을 여는 근육도 역시 움직이지 않으므로 유스타키오관이 제대로 작용을 못하게 됩니다. 깨어 있는데도 증상이 나타나면 아래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 변형 발살바법 : 손가락으로 코를 막고 입을 다문 채 천천히 숨을 코로 내 쉬는 듯이 하여 고막이 밖으로 밀리는 느낌이 들도록 합니다. 특별히 준비물이 필요 없고 제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토인비법 : 입을 다물고 손가락으로 코를 막은 채 침을 여러 번 삼키기는 방법입니다.

• 그 외 방법들 : 하품하기, 껌을 씹기, 초콜릿 빨아먹기, 물을 조금씩 마시기, 아래턱을 좌우로 움직이기, 프렌젤법(Frenzel maneuver: 혀끝을 목 뒤 연구개에 닿기) 등이 있습니다.

2)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방법
급성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항히스타민제를 전날부터 복용합니다. 최근 중이를 수술한 사람은 수술 부위가 정상이 될 때인 2~3주까지 비행기 여행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2∼3주가 지나야 유스타키오관이 정상으로 되기 때문입니다.
귀뼈를 수술(등골적출술)한 사람은 인공뼈가 압력 차이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착륙하려고 하강하기 시작하면 발살바 법을 사용하고 몇 번 약하게 불어 줍니다. 만성 중이염을 앓아 고막이 터진 사람은 압력 차이가 생기지 않으므로 비행기 여행에 지장이 없습니다(진주종이 있으면 예외).
만성 부비동염 ('축농증')이나 그밖에 코에 병이 있으면 유스타키오관이 잘 움직이지 않으므로 미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환자는 치료약을 준비해야 하고, 항공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1주일 전부터 미리 치료를 합니다. 고국에서는 꽃가루가 없는 계절이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꽃가루가 날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비염 치료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3) 코로 넣는 혈관 수축제는 효과가 없다.
이론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나, 실제 연구에서 중이의 압력을 낮추지 못했습니다. 즉 감기에 걸린 어린이에게 혈관수축제를 뿌렸을 때 뿌리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서 중이의 압력이 낮아지지는 않았습니다. 비행기에서 귀가 아파지는 것이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므로, 아마도 혈관수축제는 중이 압력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압차에 의한 다른 문제들
충치나 치주농양이 있거나 보철 사이에 틈이 있어도, 압력이 떨어지면서 공기가 늘어나 더 아파질 수 있으므로 여행 전에 치료 받는 것이 좋습니다(항공치통 :aerodontalgia라고 한다). 발치나 신경 치료 등을 받으면 치아 속에 공기가 남아 있어 비행기를 타면서 더 아파질 수 있으므로 치료를 받고 24시간 후 비행기를 타도록 합니다.
드문 경우이지만 소아에서 생기는 병 중에 괴사성 장염 (necrotizing enterocolitis)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장벽에 공기가 생기는 병으로 치료가 늦으면 장이 터져 사망하는 질환입니다. 이런 환자를 비행기로 후송할 때에 장의 가스가 더 커져 터질 수 있습니다.